7살 영빈이는 눈병 때문에 유치원을 갈 수 없어 나와 만나게 되었다. 한쪽 눈에 안대를 해야 했기 때문에 병원을 가는 시간외엔 거의 집에서 놀았다. 책 일기, 블럭 쌓기, 시장놀이, 은행놀이, 풍선 만들기, 종이접기 등 정말 많은 놀이를 했는데, 그 중 불럭 쌓기를 할 때이다. 영빈이와 나는 각자 성을 만들고 있었다. 블럭이 모자라 구석에 세워두고 안 쓰던 불럭하나를 내가 가져가자 아이는 화를 내며 불럭을 부수고 방문을 꽝 닫으며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나는 아무 말 없이 기다렸다. 아이가 5분도 채 되지 않아 거실로 나온다. “영빈아 화 났니?” “나 화 났어 말 시키지마” 아이가 큰소리로 말한다. “영빈아 선생님한테 얘기하고 싶을 때 얘기 해” 나는 책을 읽으며 기다렸다. 아이도 책을 보다 얼마 되지 않아 말을 건다. “엄마 언제 와” (아이고 가슴 아파) 아이에게 다가가 손을 잡고 눈을 마주보며 물었다. “영빈아 선생님이 영빈이 불럭 말 안하고 가져가서 화난거야?” “응” “선생님이 말 안하고 불럭 가져가서 미안해 그런데 영빈이가 선생님한테 제대로 얘기도 안 해주고 불럭을 부수고 방으로 들어가 버려서 선생님도 많이 놀라고 화가 났어 영빈이도 선생님한테 미안하니?” “응” (이쁜 녀석*_*) “영빈아 다음부터는 화가 날 때 왜 화가 나는지 꼭 얘기해줘야 돼 알았지?” “알겠어” 우리는 서로 안고 화해를 했다. 그리고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즐겁게 간식으로 먹을 빵을 만들었다. 다음부터 아이는 화가 날 때 나에게 얘기해주었고 나도 그에 대한 적절한 답을 해주기 위해 노력했다. 며칠 뒤 영빈이가 냉장고에서 음료수를 2개 꺼내 내꺼라며 나에게 하나를 준다. 너무 감동이다. (기특한 녀석*_*) 아이와 헤어지는 날 돌아오는 길이 참 허전하다. 입속에서 아이의 이름이 맴돌고 부족한 나를 잘 따라오며 웃고, 울고, 짜증내고, 안기고, 업히고, 때 쓰던 모습 그리고 맛 없던 간식도 참 잘 먹던 이쁜 아이의 모습이 한참동안 눈에 아른거린다. 아이가 나에게 상처받지 않았기를... 아이와의 만남에서 배운 것들을 잊지 않기를... 영빈아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잘 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