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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담을 바꿔놓은 아이

글쓴이 :
송정희
날짜:
2005-11-12
조회수:
1121

여섯 살 은아, 세 살짜리 혜아와 함께 지낸 지 어느새 한 달이 넘었네요.
귀엽고 총명하고 맏이답게 의젓한 은아는 고맙게도 처음부터 저를 아주 잘 따라주었는데, 혜아는 저와 둘이 있을 땐 잘 따르면서도, 아침에 제가 출근하면 이제 엄마랑 언니가 회사로, 유치원으로 떠날 시간이라는 걸 알아서 그런지 못마땅한 표정을 짓곤 했었죠. 그러더니 언제부턴가 혜아도 엄마가 출근해도 울지 않고 웃으며 인사를 하게 되었어요.
하루 종일 아이들과 어울리다 보면 웃을 일도 많고 시간이 참 빨리 가는 것 같아요. 어떤 땐 아이들과 놀면서 '지금 얘들이 더 재미있어 하나? 아니면 내가 더 재미있어 하나?' 생각하며 속으로 혼자 웃곤 합니다.
딱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우리 혜아가 밥을 잘 안 먹는다는 거예요. 밥 먹는 데 거의 한 시간 걸린답니다. 이리저리 유도해서 밥을 떠 넣어줘도 잘 씹질 않고 물고 있으니 시간이 걸릴 수밖에요. 처음엔 "누구 멸치 먹을 사람?" 하면 경쟁하는 재미로 "저요, 저요, 저요!" 하며 와서 얼른 받아 먹더니 그것도 며칠 지나니까, "누구 이것 먹을 사람?" 하면 혜아가 쳐다보지도 않고 장난감 갖고 놀면서 "큰엄마요, 큰엄마요!" 하는 거예요. (아이들이 저를 큰엄마라고 부르거든요.) 쬐끄만 녀석 머리 돌아가는 게 너무 재미있죠?
그런데 어느 날 외할머니가 오셔서 아이스크림을 주시니 아이가 너무 맛있게 먹는 거예요. 저한테 아이스크림을 아주 조그만 조각으로 잘라 달래서 아껴 가며 먹더군요. 그때까지 단것에 맛들이면 밥을 더 안먹을까봐 과일 외에는 단것을 주지 않았었는데 요거 한번 써봐도 좋겠구나 싶더군요. 그래 다음날 밥을 먹이면서 "혜아가 밥 다 먹으면 큰엄마가 상으로 아이스크림 주실 거예요." 했더니 팔짝팔짝 뛰며 밥을 잘 받아먹어 식사 시간이 한 시간에서 40분으로 줄었어요. 아이스크림을 주어봤자 어른 숟갈로 반숟갈밖에 안되지만 그걸 쪼끄맣게 잘라 맛을 음미해가며 얼마나 맛있게 먹고 행복해하는지 몰라요.
상도 너무 잦으면 효과가 없기에 유난히 밥을 안먹으려고 하는 날 아이스크림과 과자를 번갈아 상으로 사용하고 있지요.
'설탕 한 스푼이 약 먹는 데 도움이 된다'는 속담을 '아이스크림 한 스푼이 밥 먹는 데 도움이 된다'로 바꿔 놓은 우리 혜아.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답니다.


11월 28일(토) 아침 7시 30분 SBS 첫 방영

11월 28일(토) 아침 7시 30분 SBS 첫 방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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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속담을 바꿔놓은 아이 1 2005-11-12

댓글 ( 1 )

  • 정혜경

    2005-11-22 오후 8:41:00

    정말 귀여운 아이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