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유달리도 맑고 높던 날 수연이를 처음 만났습니다. 이제 네 살이라고 하지만 만 삼년하고 여섯달도 안된 수연이는 정말이지 때묻지 않은 하얀 목화솜 같은 부드러운 마음으로 저를 감동시키기도 하고 놀라운 기억력과 총명함, 뛰어난 관찰력으로 저를 놀래키기도 합니다.
" 선생님 이름은 하나 밖에 없어요? 저는 이름이 두개여요. 하나는 수연이고 하나는 붕어빵이어요. " 하며 자랑을 합니다. " 왜 붕어빵인데요 ? " 사람들이요 저만 보면은요, 너 붕어빵이구나 그러거든요. 그러니까 붕어빵이 제 이름이죠." 아마 엄마의 그윽한 눈매며 오똑한 코, 아빠의 해맑은 미소가 담긴 입과 오동통한 볼하며 반듯한 부모의 품성까지 쏘옥 빼닮은 모습에 처음 만나는 사람마다 하는 얘기에 이름을 부르는 줄 알고 그럽니다. " 그럼 수연이는 붕씨 인가요.....? " " 붕..수..연.. 아닌데 박수연인데요. 그래도 붕어빵이 제 이름이예요. 선생님도 이름 또 하나 만드세요. 알았지요 ? "
붕어빵은 어찌나 호기심도 많고 하고 싶은것도 많아 스스로 이해 될 때 까지 질문 합니다. 어린아이가 족보가 어찌나 확실한지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큰일 입니다. " 선생님, 우리 엄마의 아빠가 외할아버지구요, 엄마 오빠 부인은 숙모구요, 외할머니 아들은 우리 삼촌이예요. 선생님 남편 엄마는 누구예요? " " 가만 있자 누구지...?"
질문은 이어집니다. " 선생님 귀가 아프면 어디 가야지요 ? " " 이비인후과에 가야지요 " " 그럼 배가 아프면은요 ?" " 내과에 가야지요. " 끝없는 질문에 거꾸로 하기로 했습니다. " 수연아, 이가 아프면 어디로 가야지요." " 치과요. 엄마가 이를 빼러 치과에 가셨어요. " 엄마께서 사랑니 빼러 간걸 알고 그럽니다. 질문의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아서 어려운 질문을 합니다. " 그럼, 마음이 아프면 어떻게 하지요 ? " 요건 모를걸~ " 마음이 아프면.... 쉬어야지요 ! " 명의가 따로 없습니다
무슨 물건이나 먹을 것이 있으면 언제나 사촌동생꺼 ( 꼭 자기 동생이라고 우깁니다 ) 엄마꺼 , 아빠꺼 , 선생님꺼, 유치원 친구꺼, 유치원 오빠꺼 ( 좋아하는 오빠가 있습니다 ) 하며 나누어 주길 좋아하는 사랑이 많은 우리 예쁜 붕어빵 수연이 , 오늘은 무슨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할까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