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끝이 싸하게 시려지는 요즘같은 날이 되면 집안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집니다. 집에만 있어서 모든게 시들 해질 때, 기분 전환 할 때 하는게 있습니다. " 자, 우리 밖으로 산책하러 갈까요? " " 선생님 , 산책이 아니라 동네 한 바퀴요. 좋아요 ! " " 맞다, 동네 한 바퀴. 우리 동네 한 바퀴 하자 " 나는 ' 동네 한 바퀴 ' 이 말을 참 좋아합니다. 동네라는 말이 아늑한 산자락에 둘러 싸여 있는 평화로운 시골 풍경이 떠오르게 합니다. 어스름한 저녁에 이 집, 저 집 굴뚝에서 저녁 밥 짓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그런 풍경이 떠오릅니다. 동네 어귀에는 개구장이들의 술래 잡는소리, 다방구하며 소리지르는 소리 그런 생각에 정감이 드는 동네라는 말을 붕어빵은 자연스레 사용합니다. 정말 동네를 한 바퀴만 돌고 집으로 오거든요. 동네를 돌면서 온갖 간판을 다 읽어봅니다. 한글을 깨치면서 간판 읽는게 재미 있나봅니다.
" 피아노 교실 - 여기 엄마가 선생님 했어요. 우리식당, 피노키오피자 - 우리 저번에 가서 먹었지요. 제일은행, 피까북- 우리 영어책 읽었지요. " 지나가는 간판을 읽으며 추억을 얹습니다. " 비 만 관 리 네 일 아 트 .. 선생님 여기는 맨날 내일 이래요. 월요일에도 수요일에도 맨날 내일이래요." " 내일이 아니구 네일이예요. 영어로 손톱이라는 뜻이지요. 손톱을 예쁘게 해주는 곳이지요." "......." 동네 한 바퀴하면서 빠지지 않고 꾝 하는게 있습니다. 동네 한 바퀴를 할 때면 꾝 숨바꼭질을 합니다. '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 ' 를 부르다가 멈추지 못하거나 움직이면 술래가 됩니다. 집으로 오는 동네의 모든 곳이 우리의 놀이터가 되어 이곳 저곳을 숨으며 서로를 찾습니다. 근데 붕어빵은 꼭 선생님이 숨었던 장소에 똑같이 숨습니다. 다 알고 찾는 건데도 까르르 숨넘어가며 즐거워하며 다시 숨다보면 어느 새 집 앞입니다.
" 선생님 나 언제 다섯살 되지요? " " 응, 내년이면 다섯살이지, 이제 얼마 안남았어." " 내년 ? 내년이 뭐여요 ? 한 년, 두 년, 세 년, 네 년... 이건가 ? " " 아니, 그 네 년이 아니고 내년, 올해 지나서 내년 다섯살 될 때 내년,,,, " 손가락을 짚어가며 진지하게 물어 보는 붕어빵에게 웃음이 나오가가 갑자기 머릿속이 하얗게 되어버립니다. 이 말을 어떻게 설명해야 이해 할 수 있을까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과 같은 질문에 선생님은 항상 정신 바짝 차려야합니다. 쉬운것을 어렵게 . 어려운 것을 쉽게 생각하는 붕어빵이 우리말을 네살 어린이에게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게 정말 어렵다는것을 다시금 일깨워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