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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 이모의 첫번째 일기

글쓴이 :
서현 이모
날짜:
2004-04-06
조회수:
4736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정말 황홀한 봄날이다.
창가로 내려다 보이는 양지바른 곳의 벚꽃이, 곧 벙그러질 듯이 부푼 비껴 선 목련도, 군데 군데 모락모락 연분홍 진달래도 모두 봄의 전령들이다. 정말 봄이 왔구나!
이 아름다운 봄날에 나는 무얼 생각하고 꿈꿀까?

혈육에도 없는 서현이의 이모가 된 지 벌써 두 달이 넘었다.
두 아이를 자알 키웠다고 자만하면서 시작한 베이비 시터의 첫 경험을 이렇게도 귀여운 서현이와 하게 될 줄은 진작에 내가 알았다면.
사실 서현이와는 모든 조건이 좋았다. 근무시간도, 근무날짜도...
무엇보다 정말 예쁘고 귀여운 서현이가 맘에 쏙 들었다.
길가는 누구라도 서현이를 한 번 보게 된다면 반하지 않을 사람 없으리라.
그런 아기를 돌보게 되었으니 나는 커다란 행운을 잡은 사람이 틀림없다(올해 내 운수가 좋더라니).

더구나 서현 엄마는 정말 똑소리나는 예쁜 신세대 멋쟁이 엄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나도 예쁘고 멋있는 여자가 좋다.(그렇지만 나는 별볼일 없는 펑퍼짐한 아줌마에 지나지 않는다) 때문에 서현 엄마로부터 많이 배워가며 살아간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조금도 아기에게 소홀하지 않으려는 그 정성, 아기에게 최선을 다하려는 노력들을 보면서 외모에 한 치도 뒤떨어지지 않는 그 사랑이 정말 멋있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때때로 사춘기에 들어선 우리 아이들의 이유없는 반항을 다독일 때, 서현 엄마의 모습을 떠 올리며 위로를 받기도 한다. 이렇게 나도 은연중 도움을 많이 받으며 인생(?)을 배운다.

두 달동안에 서현이는 참 많이도 컸다.
처음에는 누워서 잠자기가 일과의 절반을 차지하더니, 이제는 잠자는 시간도 많이 줄었다.
목소리도 커져서 이제는 떼를 쓰면 온 집안(?)이 쩌렁쩌렁 울리기도 한다. 좋아하는 동화책도 뚜렷하고,장난을 걸면 눈을 지그시 감고 다음 장난을 걸 때까지 기다리기도 한다.
한동안은 우유를 안 먹어 애를 태우더니 엊그제는 할아버지께 손을 주는 쾌거(표현이 맞는지 모르겠다)를 이루기도 해 내가 탄성을 지르기도 하였다.
정말 아기와 생활하다보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다.
날마다 재롱이 늘어나는 서현이를 보면 이 예쁜 아기를 건강하고 곱게 자라도록 정성으로 키워야 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어제가 식목일이라 엄마가 쉬는 관계로 서현이를 보지 못했다.
영리한 서현이가 설마 나흘간 이모 못 봤다고 잊어먹지는 않았겠지?
새 봄이면 곱게 피어나는 새싹보다 더 고운 우리 서현이가 날 반겨주리라 기대해본다.
봄이 오면 누구나 꿈을 꾼다.
희망이라는 씨앗을 심고,정성으로 물 주고 가꾸면서 내일을 꿈꾼다.
서현이도, 나도 이 봄에 함께 내일을 꿈꾸어야지. 아름다운 무엇인가를 꽃피우기를 빌며.



11월 28일(토) 아침 7시 30분 SBS 첫 방영

11월 28일(토) 아침 7시 30분 SBS 첫 방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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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현 이모의 첫번째 일기 1 2004-04-06

댓글 ( 1 )

  • 박소연

    2014-11-25 오후 8:06:00

    이모님은 연세가 있으신 분이신가봐요. 글을 읽으면서 이모님의 글에서 여유와 진한 기품을 느낌니다. 저도 열심히 해서 이모님같이 따듯한 맘으로 아기를 위해 일하고 동시에 햄복감을 느끼며 살아가는 저가 되고싶습니다.